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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색다른 소방안전이야기

매년 3월 20일이 되면 UN에서는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 사회적 지원, 기대수명 등 6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국가별 행복지수를 산출한 순위를 공개한다. 물론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해 ‘2020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바로 핀란드다. 올해만이 아니다. 핀란드는 2018년부터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비결이 무엇일까? 천혜의 자연 풍경, 아름다운 숲과 가을 밤하늘을 수놓는 신비한 오로라 때문일까? 미국의 CNN 방송은 그 비결로 탄탄한 사회 안전망과 촘촘한 지원체계를 꼽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지역사회 공동체간에 서로를 도우려는 의지가 행복지수 향상에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능동적인 핀란드의 소방안전체계

수도 헬싱키 인근의 화재진압 장면 ⓒWikimedia

핀란드의 소방 및 재난대응체계는 내무부(Ministry of Interior)의 관리·감독 아래 전국 22개 지역의 재난구조과(The Rescue Departments of State Provincial Offices)가 담당하고 있다. 또한 대형 화재나 재난이 발생할 경우 군대가 파견되어 민간인과 함께 구조서비스를 전개하기도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일반적으론 서로 소통과 협력을 통한 협력관계이며 이러한 시너지가 소방과 재난대응의 기본체계라 하겠다.

핀란드 한 지자체 재난구조과의 소방차 내부

전체 인구가 한국의 1/10 수준인 핀란드의 소방공무원 수는 5천여 명으로 인구대비 한국과 비슷하다. 하지만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자율소방대의 수가 약 소방공무원의 3배에 가까운 1만5,000여명이며 이들이 행하는 소방·구조서비스의 건수가 전체의 60%에 달한다. 일상적으로 국민들이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해 자신들의 자원을 능동적으로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소방공무원들은 보다 전문적인 영역에서 소방 및 구조 활동을 펼침으로써 보다 다층적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핀란드 구조협회의 자율소방대원들 / ⓒwww.spek.fi

자율소방대라고 해서 그리 만만한 훈련을 받는 것은 아니다. 기본 소방기술 훈련, 심폐 소생술, 외상 환자 치료 등 응급 처치, 급식호흡장치(SCBA) 사용 훈련, 자동차 사고 구조 훈련, 석유관련 사고 훈련, 유해물질 취급 훈련, 지역 선도 훈련 등이 실시되며 모두 비상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발트해를 누비는 헬싱키 소방대의 구조선박

핀란드는 연간 약 1만2,000건의 화재가 발생하며 이는 우리나라에 비해 인구대비 5배가량 많은 수치다. 춥고 건조한 핀란드의 기후를 고려하면 이는 당연한 현상이며 이러한 일상적인 화재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자율소방대가 발전할 수 있는 하나의 요소가 되지 않을까 한다.

다층적인 소방안전체계와 양성 시스템

핀란드의 전문 소방공무원은 내무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응급서비스대학(ESA:The Emergency Services Academy)에서 화재 및 구조 훈련, 민방위 훈련, 비상작전 훈련 등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훈련과 교육을 받아 양성된다. 응급서비스대학은 이론 교육을 위한 강의실과 시뮬레이터, 작업실 및 기숙사 등을 갖춘 캠퍼스와 실습을 위한 38ha 규모의 훈련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히 훈련장에선 특수 목적 건물을 활용하여 실제 비상 상황에 가까운 훈련이 실시된다.

핀란드 응급서비스대학 학생들 ⓒwww.pelastusopisto.fi

전문소방공무원과 600개에 달하는 자율소방대 외에도 핀란드엔 150개가 넘는 자치적인 산업소방대가 조직되어 있다. 이들은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소방·구조 활동을 펼친다. 또한 구조서비스를 담당하지 않는 정부·지자체의 조직들 역시 기본적으로 재난 대응과 시민 보호의 의무를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기관들이 긴밀히 협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비상대응관리센터, 핀란드 경찰, 국경 경비대에서부터 교통통신부, 민간 항공국 등 다양한 분야의 기관들이 위기 상황에서 빠르고 신속하게 연계할 수 있도록 재난구조법(Rescue Act 379/2011) 상에 명시되어 있는 것이다.

안전은 협력이다!

지난 2016년 구조서비스의 혁신을 위해 핀란드 정부가 발표한 핵심 전략(Rescue Services Strategy 2025)의 비전, ‘A safe and resilient Finland–through cooperation’의 내용을 보면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해 핀란드 정부와 국민이 지향하는 필수조건은 ‘협력’임을 알 수 있다.

자율소방대, 산업소방대, 전문소방공무원 그리고 정부부처, 지자체, 정부기관, 민간단체 및 기업 간의 긴밀하고 조화로운 협력체계는 핀란드 소방안전의 핵심 메커니즘이라 하겠다. 이러한 상호 신뢰와 협력이 존재하기에 물샐틈없는 다층적인 소방안전서비스가 제공되며 이러한 서비스의 혜택이 안전한 사회, 행복한 사회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글. 소방안전플러스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