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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은 세상을 구하는
슈퍼 히어로(Hero)!

미국 연방 소방국

세상을 구하는 슈퍼 히어로는 먼 곳에 있지 않다. 화재나 재난 발생 시 앞장서 현장으로 달려가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다. 미국 각 지역을 책임지는 소방대는 이를 비롯해 화재 예방 캠페인과 다채로운 연령층 대상의 소방교육, 이벤트, 봉사활동 등에 꾸준히 나서고 있다. 국민들의 존경심과 예우가 대단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100달러 지폐에서 만나볼 수 있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이 남긴 업적은 비단 독립선언문 기초만이 아니다. 흥미롭게도 신대륙이 아직 식민지에 불과했던 1736년, 필라델피아에서 최초의 의용소방대를 창설해 화재로부터 마을을 지켜낸 바 있다. 당시 수립한 초기 형태의 조직은 점진적 확산으로 미국 소방의 근간을 만들었다.

또한 자원봉사 개념인 의용소방대가 정규 소방대원과 어우러져 일하는 시스템의 바탕을 제공했다. 현재 미국 소방관은 우리나라와 같은 정규직과 더불어 ▲일일 업무시간이 정해져 있는 임시직(Part Time) ▲출동 횟수를 기준으로 급여를 받는 유급직(Paid on Call) ▲의용소방직 등으로 나뉘어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정규 소방대원보다 의용 소방 인력 비율이 높은 주(州)가 대다수… 오롯이 의용소방대로 이뤄진 지역도 있어

넓은 국토 면적 대비 인구수가 적은 특성상 미국 내에서 의용소방대가 차지하는 역할은 매우 크다. 미국 연방 소방국(USFA, United States Fire Administration)에 따르면 전국 50개 주 가운데 정규 소방관이 의용 소방관보다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주는 단 2개뿐일 정도다. 심지어 소규모 지역은 오롯이 의용 소방인력으로만 구성하기도 한다.

단지 ‘의용(義勇)’이라는 단어로 인해 전문적 자질을 의심한다면 천만의 말씀이다. 미국방화협회(NFPA, 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 기준에 적합한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정규 소방대와 다름없는 훈련 과정을 지속해서 거쳐야 할 의무가 있다. 비록 공식적인 보수는 없으나 나름 자긍심이 높고, 사회 전반에서 호의적으로 대우하는 까닭이다.

단, 급료와는 별도로 장비는 주 정부가 걷는 세금이나 지역 소방 조합에서 각출한 비용으로 충당하기에 의용소방대만 있는 마을의 가구는 마땅히 비상시를 염두에 두고 조합에 가입해야 한다. 보험과 같은 원리로 유지하니 화재가 발생한 다음 회비를 일괄 납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다면 이미 때는 늦다.

현장 소방대원과 산학연이 뭉쳐 일궈낸 각종 연구와 빛나는 성과

화재와 각종 재난이 일어나는 곳이라면 불철주야 뛰어드는 3만여 개 소방서와 116만 명 소방대원의 뒤엔 미 연방소방국과 미국방화협회가 있다.

일찍이 미 연방소방국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일환으로 미국방화협회 기술위원회(Technical Committee)의 활동을 독려하고 예산을 지원한 끝에 300여 개의 소방 안전 기준을 마련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여기에 속한 소방대원과 산학연 관계자·종사자는 협업과 소통으로 똘똘 뭉쳐 시대에 걸맞은 화재 대응 전략과 방안을 일궈내는 데 최선을 다한다.

정책뿐만 아니라 연구 역시 활발하다. 1894년에 미국 최초로 설립한 안전인증시험기관인 UL(Underwriter`s Laboratories)과 미국산업안전보건원(NIOSH, National Institute of 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미국보험사무소(ISO, Insurance Service Office) 등이 선보이는 소방 관련 보고서는 현장에 투입하는 인력이 겪을 수 있는 질환을 밝혀내고 대응 매뉴얼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2개 언어 구사자 등 다양한 조건의 인재를 환영하는 미국 소방업계

그렇다면 미국에선 어떤 절차로 소방관을 육성할까. 주마다 방식이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만 18세 이상의 연령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 ▲운전면허 소지 ▲소방관자격시험(FCA, Firefighter Candidate Assessment) 통과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인종, 성별 등을 철폐하면서 소방 인력은 점차 다양화를 거듭하고 있다. 또, 로스앤젤레스와 같이 이민자가 많은 도시는 2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재에게 특별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특수직으로 채용하는 등 여러모로 지원을 장려하고 있다.

이로써 지원 희망자가 모이면 면접을 통해 1차로 간추리고, 다시 2차에서 EMT(Emergency Medical Technician) 프로그램 이수와 CPAT(Candidate Physical Ability Test) 시험이 이뤄진다. CPAT 항목 가운데 체력 부문은 합격 기준이 절대적이어서 조건이나 상황에 따라 차등을 두는 법이 없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마지막으로 국가직에선 필수인 신원 조회에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최종 합격한다.

소방관은 일상을 지켜주는 다정한 이웃이자 존중받아야 할 대상 1순위

앞에서 소개했듯 미국에서 소방관은 존중받아야 할 대상 1순위이자 일상생활에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웃이다. 매년 일정한 시기마다 소방서를 개방해 함께 어울리고 게임 등으로 신나는 시간을 보내는 오픈 하우스(Open House)는 시민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 특별한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또,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소화 용구에 대한 기초 지식과 사용법을 알려주는 건 물론 자전거 헬멧 의무 착용이나 화재 시 피난 방법 등에 대한 교육, 캠페인 등을 진행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지역사회와 관공서, 그리고 보험회사의 지원이 든든한 기반을 이루고 있다.

그 밖에 소방관을 꿈꾸는 아동을 위한 생일 파티를 열도록 소방서 내 공간을 제공하거나 헌혈과 같이 공익을 위한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무려 나라가 탄생하기 전부터 시작한 대중의 단단한 지지와 찬사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데는 그만한 비결이 있는 셈이다.

글. 오민영(소방안전플러스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