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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각본 소방훈련
평가시스템의 소개

화재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최근 제천 스포츠센터와 밀양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큰 손실로 이어졌다. 이 같은 사고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평상시 소방 훈련 경험 부족으로 인한 미흡한 대응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호에선 무각본 소방훈련 평가시스템을 소개하고자 한다. 기존에 수행해온 형식적 소방훈련은 시나리오에 충실한 만큼 화재 시 대처하는 역량을 상대적으로 저하시킬 수 있다. 반면 이름 그대로 별도의 각본 없이 진행하는 이 시스템은 소방 대응 역량을 객관적·체계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IoT 센서 기반 무각본 소방훈련 평가시스템

현재 일부 시행하고 있는 무각본 소방훈련은 자체적으로 구성한 정성적 평가 항목에 의존하고 있지만, 평가 결과의 명확한 환류가 어려워 다음 훈련 수준에 대한 목표 설정과 동기 부여의 동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일환으로 주요 항목에 대해 객관화·정량화한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센서 기반 훈련평가시스템을 활용하면 화재 시 대응 행동에 대한 실시간 정량적 평가가 가능하다.

여기에 따른 주요 장비로는 초기 소화 평가에 활용하는 3D 화염발생장치와 IoT 센서 훈련용 소화기가 있다. 또, 피난 인원의 자동 측정과 피난 자세 등의 적절성을 정량화하는 모션 이미지 센서, 화재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필요한 연기발생기, 경보 시간을 측정하는 훈련용 발신기, 평가관의 평가용 단말기와 통제 컴퓨터 등을 활용한다.

무각본 소방훈련만의 특징이자 기존 소방훈련과 차별화한 IoT 센서 기반 소방훈련평가 시스템은 스마트 IoT 센서의 서버가 Radio Frequency(RF, 무선주파수) 통신을 통해 주고받은 정보를 통제시스템으로 전달해 최종적으로 소화기, 발신기, 모션 이미지 센서 등 훈련 장비의 설치 상태와 정보를 통제 모니터에 띄운다. 또, 발화 장소 주변에 화염발생장치와 연기발생기, 그리고 IoT 소화기를 배치한다. 더불어 해당 층 복도엔 IoT 발신기와 CCTV, 피난층 출입구엔 모션이미지 센서를 설치해 소화·경보·피난에 대한 평가를 시행한다.

운영 절차

<그림 1. 무각본 소방훈련 진행 개념도>

무각본 소방훈련 평가시스템은 HSEEP(Homeland Security Exercise Evaluation Program, 미국 국토안보훈련·평가 프로그램)의 환류 체계 훈련방식을 적용한다는 특성이 있다. 우선 훈련 준비 단계에선 훈련 대상의 목표 설정과 개선이 필요한 중점 사항 등을 대상물 관계자와 협의하고, 훈련 범위와 장소 선정, 현장 평가관의 역할 분담과 배치 등에 대해 기획한다.

훈련 실시 단계에선 스마트 IoT 센서를 통한 훈련 장비를 가동하는 동시에 훈련을 시작한다. 이때 평가관은 소지한 스마트 기기를 통해서 정해진 평가 항목에 체크하고 해당 데이터를 통제 컴퓨터로 실시간 전송해 훈련 종료 후 결과를 자동 산출한다.

마지막으로 훈련 후 단계에 이르면 평가 주관 부서원·평가관·평가 대상 관계자의 참여하에 종합평가 결과에 대한 회의를 진행한다. 훈련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과 개선점, 건의 사항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 가운데 평가 주관 부서와 평가관은 다음 훈련 시 중점 평가 분야와 미흡한 사항, 개선 대책 등을 기술해 훈련에 관한 결과 보고서를 별도로 작성한다.

화재위험 예측프로그램

건축물 상황에 맞는 체계적 발화위험장소 선정을 위해 지난 2007년부터 최근 9년간의 화재 통계를 기반으로 용도별 발화위험요인에 대한 빈도 분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주요 요인을 도출하는 화재위험 예측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건축물에 적합한 맞춤형 훈련을 진행하려면 해당 건물의 용도, 층수, 피난 계단의 수, 재실자의 수 등 현황자료가 필요하지만, 실제로 훈련장소를 선정할 땐 앞서 소개한 위험 예측프로그램을 참고하고 관계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한 결론에 따른다.

<그림 2. 화재위험 예측프로그램 시행 과정>

시나리오 에디터

화재위험 예측프로그램에 의해 선정한 장소를 기반으로 실제 건물 내 훈련 장비 설치와 화재 상황 통제를 위해 3D 도면 제작 시스템을 활용한다. 이는 도면 작성에 관한 전문적 지식이 없이도 해당 건축물의 도면을 3차원으로 그릴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시나리오 에디터를 제작하는 주요 목적은 소방훈련 시 위험 공간을 예측하고, 공간 내에서 훈련 시나리오를 수립하는 데 있다. 소방훈련에 사용할 장비를 시나리오 에디터 상 3D 도면에 배치해 위치와 상태를 확인하고, 컨트롤러(Controller)를 통해 장비를 자동 제어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완성한 최종 시뮬레이션은 훈련할 때 통제자가 전반적인 과정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게 돕는다.

훈련평가 항목

훈련평가는 훈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이나 실수를 발견해 개선하고 절차, 설비 등의 필요성을 도출해 충족하면서 효율성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는 사실상 훈련 계획에서 시작해 사후 조치 등 종료까지를 범위로 본다.

이 항목은 평가자가 현장에서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하며 최대한 객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화재발견/신고/전파(20항목) ▲비상연락/지원요청(11항목) ▲지휘 및 상황통제(41항목) ▲초동조치/의료구호(55항목) ▲피난/방호조치(64항목) ▲사후복구(9항목) 등 6개 분야 200개 평가항목을 이용한다. 또, 이 가운데서 객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재실자의 화재 발견, 신고 및 전파, 초기소화 및 피난 등 15개 항목을 정량화했으며 부득이 정량 평가가 어려운 점에 대해서는 현장 평가할 수 있게 정성적 평가항목으로 제시했다.

평가 결과

항목에 따른 자동 평가와 평가관의 정성적 평가 결과를 통제 컴퓨터로 실시간 전송해 최종 평가점수를 도출한다. 이는 평가 분야별 가중치, 해당 분야 평가항목별 최고배점 합계 및 해당 분야 평가항목 획득점수 등으로 구성한다. 평가 분야별 가중치는 분야별 전체 점수가 100점일 때 그 분야가 차지하는 중요도 점수로 훈련 목적에 맞게 배점할 수 있다. 이러한 최종 평가점수는 대상처의 훈련 수준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점수에 따라 A~E등급으로 분류해 수준에 따른 총평, 개선점 등을 제시할 수 있다.

전체적인 무각본 소방훈련 세부 평가 업무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그림 3. 무각본 소방훈련 평가업무 흐름도>

기존 소방훈련이 체계적 훈련 평가시스템의 부재와 각본에 의한 형식적 훈련이라는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기에 무각본 소방훈련 평가시스템을 통해 소방훈련을 체계화·정량화한다면 훈련자의 소방안전의식 제고와 화재대응능력을 실질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

글. 김기환 ∣ 한국소방안전원 정책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