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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안전관리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라!

한국소방안전원 경기북부지부 소방안전관리자 강습교육

이론 학습과 실전에 가까운 훈련을 오가며 열의를 불태운다. 총 4일의 일정 가운데 3일 차에 다다랐지만, 지친 기색이란 찾아볼 수 없다. 지난 9월 18일 한국소방안전원 경기북부지부에서 열린 소방안전관리자 강습교육의 현장이다. 안전관리 업무수행 역량과 응용력을 강화하고 실무능력평가를 통해 소방안전관리자 시험의 자격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이번 교육은 첫날과 마찬가지로 활기찬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시험 앞두고 필사적으로 외웠으나 막상 화재를 만나면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안전관리 지식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한국소방안전원이 지식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현장이 원하는 실무능력을 갖춘 소방안전관리자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다.

<그림 1. 소방안전관리 실무능력평가 항목>

이에 따라 소화기, 옥내 소화전, 자동화재탐지설비, 피난 및 대응, 응급처치, 소방계획 수립 등 총 6가지 평가항목에 대해 실습을 수행하는 수강생들은 비록 실무능력평가 합격이라는 과제를 앞두고 있지만, 자못 표정이 밝다. 교수가 선보이는 올바른 시범을 토대로 소방 설비를 동작시키면서 배운 바를 몸소 깨닫는 재미가 쏠쏠해 보인다.

일찍이 첫째 날에 소방안전관리제도와 소방관계법령, 소방계획 수립과 소방안전교육훈련 이론, 소방학개론, 소화기구 구조와 점검 등을 익힌 바 있다. 이튿날엔 소화설비의 구조와 점검, 소방계획 수립, 소방안전교육·소화기·옥내 소화전·스프링클러의 실습과 평가 등을 습득했다. 드디어 전체 커리큘럼의 절반을 넘은 셋째날 마주한 주인공은 바로 자동화재탐지설비다.

보통 한 건물에 하나인 수신기, 다중이용업소엔 여러 개!…차동식·정온식 화재감지기 구분도 척척

오전에 경보설비·피난 설비의 구조와 점검을 익히고, 작동기능점검방법과 점검표를 작성하는 평가를 마친 수강생들이 제1교육장에 빼곡히 들어찼다. 강습교육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만큼 쉬이 지칠 법하지만, 중도 포기란 없다. 실무능력평가의 당락을 떠나 소방안전관리자로서의 실력을 쌓고자 하는 순수한 의지로 교재를 펼친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으로 큰 박수를 받은 박상규 전임교수가 진행한 자동화재탐지설비 강의는 자칫 헷갈리기 쉬운 개념을 분명하게 정의해보는 기회였다. 예를 들어 화재 신호를 받는 수신기는 대체로 한 건물에 한 개씩만 있으나 고시원, 노래방, 대중목욕탕 등 다중이용업소가 영업하는 곳은 여러 개일 수 있다.

경계구역(자동화재탐지설비 1회선이 화재 발생을 효율적으로 감지하는 영역)의 범위가 600㎡ 이하이고, 하나의 층에만 적용한다는 사실엔 예외가 숨어있다. 500㎡ 이하 범위의 두 개 층은 하나의 구역으로 인정한다는 점이다.

화재감지기를 차동식과 정온식으로 구분하는 대목은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름과 같이 온도 차에 의해 내부가 팽창하는 차동식이 일상 공간에 쓰인다면 주위 환경이 일정 온도 이상으로 올라갈 때 동작하는 정온식은 주방, 보일러실 등 불을 활용하는 공간에 쓰인다. 또, 화재 연기가 타고 올라가는 길인 계단과 복도엔 연기감지기를 부착하며 여기엔 물건을 쌓아두지 않도록 한다.

직상발화 우선 경보를 알면 수신기 없이 발화층과 직상층을 가늠할 수 있다?

수신기와 달리 사람이 직접 신호를 보내는 발신기는 층마다 설치하되, 하나의 발신기까지의 수평 거리가 25m 이하가 되도록 설치해야 하며, 스위치는 작동 편의를 위해 반드시 바닥에서 0.8~1.5m 떨어진 위치에 설치한다. 그보다 낮으면 아동이 장난칠 우려가 있고, 높을 경우 손이 안 닿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사다리 타고 올라가서야 발신기를 겨우 사용할 수 있도록 배치해 시정 조치를 받은 사례가 있다고.

직상발화 우선 경보는 알아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지식이다. 5층 이상(지하층 제외)이고, 연면적 3,000㎡ 초과 건물이 그 대상으로, 화재시 발화층과 직상층에 경보를 울리는 시스템을 말한다. 2층 이상에서 화재 발생 시 발화층인 2층과 그 직상층인 3층에 경보가 울리고, 1층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발화층인 1층, 그 직상층인 2층 그리고 지하 전 층에 모두 알린다. 지하층에서 불이 날 경우 피난층인 1층과 지하 전 층에 경보가 울린다. 이 같은 내용을 알면 발화층을 가늠할 수 있다. 또, 30층 이상(지하층 제외)의 건물은 방화층과 직상 4개 층 경보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P형 1급 수신기 점검은 특히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곧 실습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수신기에서 발신기로 가는 회선 상태를 확인하는 회로 도통시험은 ‘단선’에 신호가 들어오는 여부로 확인 가능하다. 단, 경종은 별도로 울리지 않는다. 반면 화재동작시험은 동작시 경종이 울리며 주경종과 지구경종, 시각경보장치 등의 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P형 1급 수신기와 제어반 점검까지 OK, 가장 쉽다고 여긴 소화기가 의외의 복병

제1교육장에서 강의가 한껏 열기를 띠는 동안, 외부 실습장에선 이정한 교수의 안내에 따라 틈틈이 실습이 이뤄지고 있었다. 앞서 들여다본 P형 1급 수신기 점검을 드디어 직접 해볼 차례다. 가장 먼저 오동작을 살피고 연달아 회로도통시험과 화재동작시험을 시도해본다. 이론대로 수신기가 반응을 보이자 수강생들의 얼굴이 환해진다. 자신감이 붙은 덕분이다. 제어반 점검도 문제없다. 설비를 만져보고 꼼꼼히 기록해 나간다.

그런데 복병은 의외로 쉽다고 여겼던 소화기 불량 점검에서 나타났다. 각각 다른 문제점을 안고 있는 세 개의 소화기를 관찰하면서 안전핀 고장, 압력계 이상 등은 다 찾아내 놓고, 정작 가장 중요한 호스 확인은 그냥 넘겨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으레 붙어 있으니 가벼이 보고 지나친 탓이다. 교훈은 얻었지만, 왠지 아쉬운지 발을 굴러본다. 그러니 평가와 실제 점검에선 허투루 보지 말고 상세히 체크할 일이다.

자동화재탐지설비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보는 시간을 마무리하고 마지막으로 거친 절차는 화재 대응과 피난 실습·평가다. 신속히 조를 이뤄 움직이고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면서 점차 소방안전관리자로서의 면모를 갖춰가는 모습이 더없이 든든하다.

<그림 2. 소방안전관리 실무능력평가 절차>

앞으로도 한국소방안전원은 이처럼 실무능력평가를 통한 강습교육 진행을 활발히 이끌어가며 단순 암기 위주의 교육을 탈피할 계획이다. 이는 학습자의 동기와 흥미를 유발하고 능동적으로 상황을 주도하는 역량을 더욱 높이리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Tip Box
Mini Interview1
“화재와 재난에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안전관리를 위해 앞장서겠습니다”
소방안전관리자 강습교육 담당 교수 | 박상규(한국소방안전원 경기북부지부 대리)

Q1. 오늘 진행한 소방안전관리자 강습교육의 취지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총 4일에 걸쳐 이뤄지는 소방안전관리자 실무교육 가운데 첫날은 이론을 습득하는 시간을 가지고요. 2~4일 차엔 배운 바를 토대로 각종 소방 장비를 작동해봅니다. 3일 차인 오늘은 강의를 통해 자동화재탐지설비에 대해 중점적으로 알아보고, 직접 실습했습니다. 또, 화재 대응과 피난에 대해 몸소 훈련해봤습니다.
소방안전관리자가 가진 역량을 적시에 활용하려면 그저 아는 데 그치지 않고 실무를 통해 익혀야 하는데요. 정해진 항목별로 적합하게 대응해 일정 점수 기준을 넘으면 평가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급수별 소방안전관리자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 요건을 비로소 갖추는 겁니다.

Q2. 이번 교육을 통해 소방안전관리자 강습교육 대상자들이 반드시 습득하길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각종 화재와 재난 상황을 가정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방법을 꾸준히 체득하고자 노력하는 마음가짐과 자세야말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상시 점검만큼 중요한 게 실제 대응능력인 까닭입니다.

Q3. 웹진[소방안전플러스] 독자와 소방안전관리자 강습교육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게 ‘가족’과 ‘안전’이 아닌가 합니다. 둘 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인 만큼 시간 날 때마다 주위를 살피고 틈틈이 챙기는 여유를 갖는다면 생활 속 행복을 지키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Mini Interview2
작은 불씨에서 비롯하는 큰 화재, 앞장서 대처해야
소방안전관리자 강습교육 수강생 | 이덕수(요양원·주야간보호센터 직원)

평소 화재 예방과 안전에 관심이 많아 적극적으로 강습교육에 참여했습니다. 각종 매스컴이 보도하는 각종 대형 사고나 재난은 결국 작은 불씨에서 비롯한 거잖아요. 일찍이 잘 살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데 모르거나 당황해서 불을 키우는 거죠. 이러한 점이 늘 안타까웠는데 강습교육을 통해 이론과 실습으로 지식을 보완할 수 있어서 매우 기뻐요.
오늘 교육과정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스프링클러 설치였습니다. 모두 잠든 한밤중과 같이 미처 신경 쓰기 어려운 순간에도 화재 발생을 자동 감지해 물을 뿌려주니 큰불을 막을 수 있죠. 이러한 장비는 널리 보급하고 홍보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전에 직장에서 화재 대처 관련 훈련을 경험해봤는데요. 여기 와서 깊이 있는 전문 지식을 배우고 실습하면서 그간 배웠던 건 정말 기초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어요. 더 열심히 해서 소방안전관리자 자격 취득이라는 목표를 이뤄내야죠. 모두 파이팅입니다!(웃음)

Mini Interview3
평소 가볍게 지나쳤던 안전관리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
소방안전관리자 강습교육 수강생 | 노경보(공무원)

공무원이다 보니 화재를 예방하고 대응하는 방법을 잘 알면 여러모로 유용하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사회복지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아내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거고요. 토막지식이나 정보에 그치지 않고 정규 과정으로 제대로 이수해 전문성을 갖추고자 노력 중입니다.
저 역시 이덕수 님과 마찬가지로 스프링클러에 대한 내용을 유심하게 살피고 마음에 새겼는데요. 초기 진화에 큰 도움을 준다고 하니 왠지 다시 보이더라고요. 실제로 2일차 교육을 마치고 집에 가서 천장의 스프링클러 설치를 꼼꼼히 확인한 뒤 편한 마음으로 잠들었답니다.(웃음)
현재 몸담은 직장에서 안전 훈련을 월 1회 시행하고 있어서 소화기 등으로 실제 대응에 참여해봤지만, 정해져 있는 절차에 따르는 수준이기에 단순히 개념 정도만 파악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강습교육을 통해 각종 장비의 원리나 경보 전파 등에 대해 정확히 알고 판단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니 왠지 든든해요. 소방안전관리자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글. 오민영(소방안전플러스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