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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안전교육을 통해 행복에 한 걸음 다가서다

<다문화가족 119안전체험 캠핑> 개최

소방청과 한국소방안전원이 다문화가족 안전문화 증진을 위해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바로 지난 5월 24일부터 25일까지 양일간 중앙119구조본부와 대구달성소방서, 그리고 대구교육낙동강수련원에서 열린 <다문화가족 119안전체험 캠핑>이다. 상대적으로 안전 체험 기회가 적은 다문화가족에게 즐겁고 안전한 캠핑문화를 안내한 이번 행사엔 자녀를 동반한 2인 이상의 64가족(총 234명)이 참여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현장을 누비는 구조견과 빨간 소방헬기를 만난 미래의 119 소방대원들

아빠 엄마 손잡고 중앙119구조본부를 찾은 아이들의 눈망울에 설렘과 기대가 가득하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늘 익숙하던 집을 벗어나 탁 트인 공간에서 캠핑을 즐긴다는 사실만으로도 두근거리는데 멋진 소방관 아저씨를 만나 함께 소방헬기를 타보는 경험을 누리다니, 이건 혹시 꿈이 아닐까.

기쁜 마음으로 등록을 마치고 안내 받아 가장 먼저 마주한 건 작은 몸으로 현장을 활발히 누비며 인명을 구하는 데 앞장서는 구조견이었다. 소방대원이 나서서 구조견을 핸들링하는 시범을 보이면서 동작 하나 하나를 보여줄 때마다 박수갈채가 터진다. 시범 후 구조견과 같이 사진을 찍으며 아이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구조능력 훈련시설을 시작으로 훈련장 견학을 진행했는데, 먼저 119 구조대원의 시범 후 부모님들이 직접 훈련에 참여하면서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었다.

최근 선박 이용객의 안전사고가 큰 이슈로 대두하면서 특히 관심이 높아졌는데 그 영향인지 수난구조훈련장을 견학하는 아이들의 자세는 하나 같이 적극적이었다. 또, 구조 헬기를 타보는 항공구조 훈련에선 미래의 소방대원을 꿈꾸는 친구들이 특히 활발히 반응해 협동을 이끌어나갔다.

심폐소생술로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소방호스를 잡으며 침착한 대처 익혀

중앙119구조본부 견학 후 캠핑장소인 대구교육낙동강수련원으로 이동해 저녁 식사 전 자율체험을 시행했다. 첫 번째 관문은 지하철화재, 지진체험 등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는 이동식 차량체험이었다. 물론 처음엔 크게 움직이는 차체와 연기에 당황한 아이들도 있었으나 이내 119소방대 교관의 친절한 상황별 대응방법에 침착히 따르면서 즐거운 체험교육을 이어갈 수 있었다.

‘갑자기 곁에 있던 사람이 쓰러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물음에 번쩍 손을 들며 동참한 심폐소생술 체험은 과연 유익했다. 모형 마네킹의 흉부를 눌러 효과적으로 의식이 돌아올 수 있게 배우는 과정에서 지식 습득은 물론,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꼈다고.

화재 진압을 위한 방수체험을 할 때는 신기한 소방 호스를 잡느라 들뜬 마음을 살짝 누르고 물 뿌리기에 집중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소방호스 노즐 조작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물줄기 형태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 아이들은 어느새 각자가 든든한 꼬마 소방관으로 자란 듯 했다.

유쾌한 레크리에이션으로 깊어가는 가족애

시간이 쏜살 같이 흘러 어느덧 저녁이었다. 저녁 식사 시간에도 낮 시간에 배운 소방안전 지식을 곱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다.

식사 후 진행한 어울림 시간엔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했다. 두 팀으로 나뉘어 서로의 협동심을 기르는 게임이 열기를 띄자 아이와 부모가 함께 소리치고 웃고 뛰면서 레크레이션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튿날 씩씩하게 아침식사 후 마지막 공식 행사인 가족 줄넘기 대회에선 부모 한 명과 자녀 한 명, 총 두 명이 한 조가 되어 참여하는 줄넘기로 가족애와 협동심을 다졌다. 몸이 맘대로 따라주지 않아 자꾸 걸려도 좋다. 소방안전훈련을 통해 배운 침착한 자세로 긴장하지 않고 리듬에 맞춰 뛰니 아이와 부모가 하나인 듯 착착 줄을 넘는다. 서로 마주보며 슬며시 올라오는 입 꼬리엔 만족감이 가득하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다문화가족의 뜨거운 성원과 호응을 얻은 119안전체험 캠핑은 1박 2일의 여정을 통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이틀간 소방안전을 매개로 가까워진 사람들은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계속해서 뒤돌아보며 손을 흔들었다. 다시금 좋은 기회로 만날 날을 기약하며.

다문화가족 119안전체험,
우리 가족이 함께했어요!
119안전체험을 통해 한 뼘 더 성장한 꼬마 소방관

배윤철 가족

“아빠! 지진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
어느 날 유치원에 입학한 아이가 물었습니다. 한참 머뭇거리다 되물었죠.
“음, 어떻게 해야 하는데?”
“그땐 말이야~”

아이는 유치원에서 배운 대로 설명해주면서 머리 위에 유치원 가방을 얹고 장난스레 방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녔죠. 그때 사전에 관련 지식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다면 아빠로서 차근차근 설명해줄 수 있었을 텐데 매우 아쉬웠답니다.

그러다 우연찮은 기회에 <다문화가족 119안전체험 캠핑> 개최 소식을 들었습니다.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려 보니 여기 참가할 수 있다면 안전에 대해 많은 정보를 배울 수 있겠다 싶더군요. 마감일이 임박해 늦은 밤 겨우 신청서를 작성해 냈는데 운 좋게 신청이 받아들여졌습니다.

“주말에 캠핑 가면 소방관 아저씨들이랑 빨간 소방차도 볼 수 있어!”
평소 소방차만 지나가면 목을 길게 빼고 “어디, 어디!” 하던 아들의 모습이 떠올라 슬며시 웃음이 났죠.

캠핑장에 도착하니 날씨가 매우 더워 힘들었지만, 아이가 많이 설레해 덩달아 기분이 좋았어요. 아들이 평소 강아지를 무서워했는데 시범을 보더니 친숙하게 구조견을 쓰다듬기도 했죠. 무섭지 않았냐는 물음에 “무섭기는 했지만, 용기 냈어!”라고 자랑스레 이야기하기에 뿌듯했습니다. 심폐소생술 프로그램에서는 이 악물고 인상을 쓰며 강사님을 따라 하는 모습이 귀여운 한편, 뭉클했답니다. 방화복을 착용하고 소화기를 다루는 아이는 이틀 새 어엿한 꼬마 소방관으로 거듭났어요.

심폐소생술 교육, 소화기, 소화전 등 다루기는 성인들도 특정 교육이 아니면 쉽게 접할 수 없는 활동인데, 아이와 함께 많이 배웠고요. 선생님에게 이야기로만 듣던 상황을 실제 체험해보고 다뤄보니 자신감이 많이 향상했습니다.

“정요야, 이제 불나면 직접 끌 수 있겠어?”
“어 그거 쉬워. 핀 뽑고 꽉- 쥐면 돼!”

아이의 답변에 ‘교육이란 이렇게 하는 거구나’ 생각했습니다. 꿈에 그리던 소방차에 올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우리나라에 2대뿐이라는 소방헬기도 탑승해봤습니다. 아이뿐만 아니라 나와 아내도 의료장비가 갖춰진 헬기는 처음 봐 마냥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한껏 기분이 좋아져 뛰어다니는 아이를 보니 덥긴 해도 참 잘 왔다고 기뻐했죠.

지진체험에서는 아들이 확연히 달라졌더군요. 천방지축으로 가방을 머리에 얹고 뛰어다닐 때보다 더 구체적인 행동 사항을 배웠습니다. ‘지진 나면 가방이나 방석 등으로 머리를 보호하고, 책상이나 테이블 같은데 밑에서 지진이 멈출 때가지 기다려야 하며, 고정된 물체를 꽉 잡아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해. 그리고 지진이 멈추면 조심조심 탈출하면 돼’ 아이의 발언이 그새 어른스러워졌습니다.

저녁 식사 후엔 레크레이션이 이뤄졌습니다. 가족끼리 캠핑하러 가도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보통인데 이런 자리는 처음이었습니다. 가족 단위 게임, 아이들끼리의 게임 등이 이어졌습니다. 남들 앞에 서는 걸 꺼렸던 아이가 게임에 참여해 ‘영웅이’ 캐릭터 인형을 선물로 받아 왔을 때는 내심 놀랐어요.

1박 2일의 짧은 안전체험 캠핑이었지만, 배운 바가 참 많았습니다. 캠핑을 다녀와서 체험했던 과정들을 아이와 하나씩 정리해 보았습니다. 며칠이 지났지만 생생하게 기억하며 “그거는 이렇게 했어”라며 떠올리는 모습이 참으로 기특했습니다.

직장생활에 바빠 아이가 어떻게 자라는지도 몰랐는데, 아름답고 씩씩한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아이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도 위급상황에 대해 이론적으로만 알고 있던 내용을 실제 체험해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는 살아가는 동안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순간도 있겠지만, 반대로 누군가를 도와줘야 하는 순간도 반드시 올 터입니다. 119안전체험캠핑에서 익힌 내용을 잊지 않고 위급상황에 사용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번 캠핑을 통해 아이에게 좀 더 넓은 꿈과 희망을 심어준 듯해 보람 있었습니다.

반성과 감사의 1박 2일을 통해 소방안전의 소중함을 깨우치다

김라비 가족

평소 캠핑을 좋아하는데 소방청과 한국소방안전원에서 개최한다기에 주저 없이 신청했습니다. 캠핑에 안전체험이라니, 어떤 프로그램일까 설레는 맘을 감출 길이 없었죠.

<다문화가족 119안전체험 캠핑> 현장에선 친절한 소방관들과 함께 물대포 쏘기, 소화기 사용법, 심폐소생술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는데요. 형식적 설명이 아니라 하나하나 몸으로 가르쳐 주시며, 지시에 따라 체험하니 귀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사용하는 소방도구를 사용했기에 실제 상황에서도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생동감 넘치는 체험이었답니다.

그동안 집에 있는 소화기가 현관에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는 게 못마땅했고, 천장 곳곳에 설치한 스프링클러의 기능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는데요. '만약에' '설마'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늘 곁에 따라다니니 사전에 예방하고, 조기 진압해야 큰 불행을 막을 수 있겠다는 반성과 함께 소방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게임과 줄넘기대회에선 이 행사를 주관하고 준비한 여러 관계자의 노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안전체험캠핑에 대한 인상은 기대 이상이라고 할 만큼 최고였습니다.

이번 캠핑을 통해 우리 가족은 생명의 소중함과 어떤 위급한 화재에도 안전핀을 뺄 수 있는 침착함, 119가 오기 전까지 환자의 심장을 뛰게 할 수 있는 용기 등을 배우고 돌아왔습니다.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온다면 다시 꼭 함께하고 싶습니다.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며 소방 안전에 한 발 더 다가선 귀중한 시간

유은미 가족

소방안전관리자 2급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으로 팔로잉하고 있던 한국소방안전원에서 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다름 아닌 대구에서 1박 2일 소방안전캠핑 행사가 있다는 소식이었죠.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딸과 6살인 작은딸에게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될 듯해 서둘러 신청 후 참석했답니다.

햇볕이 무척이나 따가웠던 5월 24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엔 우리 외에도 많은 참가 가족이 기대와 즐거움에 부풀어 있었어요. 본부를 견학하면서 인명구조견 훈련을 지켜보고, 수난구조훈련장과 119헬리콥터가 있는 항공구조훈련장 등을 돌아보면서 두 아이는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감탄했습니다.

모형 헬리콥터에서 직접 하강하거나 흔들다리를 건너는 체험은 부모님들이 대신 참여했는데요. 아이들이 아빠와 엄마를 든든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용기 내 참여해보니 소방대원들의 고된 훈련과 노고를 충분히 이해하겠더군요.

본부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마치고 바로 옆에 위치한 대구교육낙동강 수련원으로 이동한 다음엔 배정 받은 텐트에 짐을 정리하고 수련원 한 켠의 소방체험부스에 갔습니다. 그곳엔 이동식 지진·탈출체험 차량, 심폐소생술, 소화기 사용 등의 체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큰딸 솜이와 작은 딸 슬이와 함께 소방복을 입고, 소방대원이 설명하는 순서에 따라 안전핀을 뽑아 호스를 잡고 소화기를 사용해봤습니다. 또, 소화 호스 사용법을 알아보고 작동하면서 실제로 화재가 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몸소 터득할 수 있었답니다.

지진·탈출체험 차량에선 지진이 일어나면 대피하는 법을 알아보고 실제로 흔들리는 차량에서 대피하거나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수 있었어요. 모형 마네킹으로 실습한 덕분에 배우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최근 어린이날 행사나 지역 축제 가보면 소방체험이나 소화기 사용하기 체험을 자주 보는데 대기 인원이 많다보니 소화기를 만져본다거나 물 분사에만 만족해야 했어요. 그런데 이번 119안전체험캠핑 소방체험부스에선 현직 대원들이 차근차근 설명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체험할 수 있도록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아 머리와 손 감각에 쏙쏙 소방안전 의식이 채워지는 듯 했습니다.

저녁 식사시간엔 가족과 바비큐를 먹으며 캠핑장 조리도구 안전에 대해 알아보고 맛있는 식사를 즐겼습니다. 그 후 레크리에이션 게임을 통해 119안전체험 캠핑 참여 가족 모두 한 마음으로 친해졌습니다.

떠올려 보면 이전에 보육교사로 활동할 때 연간으로 정해진 소방안전교육시간에 영상·그림·모형물 자료를 이용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노래로 수업을 진행했는데요. 모형물을 이용한 역할극은 아무래도 실제와 차이가 있어 아쉬운 점이 적지 않았습니다. 반면 이번 행사는 아이들이 직접 소방차와 소방대원, 그리고 훈련을 보고 상세한 설명을 들으며 전문 상식을 떠올리는 한편, 대피법과 예방법을 체험하니 소방 안전에 한 발 더 다가간 느낌입니다. 두 딸과 소중한 추억 만들기에 도움을 준 소방청과 한국소방안전원에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합니다.

글. 오민영(소방안전플러스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