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목적

건물 화재 시 대피 계단 앞 체류 공간인 부실(附室, 연기가 대피 계단까지 들어오지 않도록 만든 대피 계단의 전실)을 연기 오염으로부터 지키는 일은 관내 인명 대피나 소방대 활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가압 방배연은 이를 위한 연기 제어 방법 가운데 하나로, <그림 1>에서 나타내고 있는 바와 같이 부실에 급기 가압을 해 인접한 공간 사이의 개구부(이하 ‘차연 개구부’)로 연기가 침입하지 못하도록 막아내는 개념(이하 ‘차연’)이다.

기존의 상투적 방법으로는 가압 방배연에선 ‘급기구의 배출 풍속(이하 ‘급기 동압’)이 차연 개구부에 이를 때까지 충분히 감쇠한다’고 간주하고, 실간 정압 차이에 따라 필요 풍속을 설계해왔다. 그러나 실제로 건물 부실은 작은 공간이기에 급기구에서 차연 개구부까지의 거리가 짧으면 급기 동압은 감쇠하지 않는다. 따라서 차연 개구부의 풍속 분포에 영향을 미쳐 차연 성능의 차이를 발생시킬 수 있다.

만약 급기 동압이 차연 성능을 향상하게 한다면 급기량 감축이나 시스템 안전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저하한다면 그 사실을 주지하고 동압 감쇠 대책 바탕의 설계 방법을 염두에 둬야 한다.

연구 방법

우선 급기 동압이 차연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급기 설비를 마련한 부실과 배연구가 있는 화재실로 구성한 실물 크기 모형(<사진 1>의 (a))를 이용해 급기 조건을 변화시킨 화재 실험을 시행했다.

실험에선 화원(火源)을 자유 연소하면서 급기 풍량을 단계적으로 줄여 부실에 연기를 누출하기 직전의 화재실 온도와 급기량을 측정했다. 이는 차연 달성의 한계 풍속을 파악할 수 있는 실험 방법으로는 매우 좋으나 유량 조정이 가능하도록 폭을 넓게 잡은 급기 설비 계획이 필요했다. 따라서 계획 단계에서 덕트 설계 · 팬 선정 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진행했다.

연구 결과

실험 결과, 차연 성능은 급기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성능을 향상하거나 반대로 저하하는 조건이 있다는 게 밝혀진 셈이다. 이에 차연 개구부의 풍속 분포에 따른 성능 향상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먼저 가시화 실험(<사진 2>)에선 ① 차연 달성 시에도 부실에 연기는 침입한다는 점 ② 침입한 연기는 측면과 상부의 2개 면을 통해 되돌아오는 경향 등을 파악했다. 따라서 ‘차연은 기존 1개 방향의 압력 차(풍속) 확보가 아니라 측면과 상부 면이 직교하는 2개 방향에서의 압력 차 확보가 중요하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입증하는 실험을 시행했다.^* 또, 실험에서 화재 실험과 동일한 모형을 이용해 상온 화재 시와 같은 급기 조건에서 차연 개구부 풍속과 실간의 정압 차이를 측정했다.

동시에 풍속은 어떻게 측정할지 특히 고심했다. 확인하고자 하는 풍속은 스칼라값이 아니라 측정 면에 대해 직교하는 성분(이하 ‘직교 성분’)으로, 흐름이 불분명한 곳에서 파악할 수 있는 간단한 측정 방법을 찾기 어려웠다. 따라서 새롭게 시판하고 있는 지향성 풍속계를 활용해 간이 측정 방법을 개발했다.^** 또, 풍동 실험(<사진 1>의 (b))이나 3개 성분으로 나눠 측정할 수 있는 PIV(입자 이미지 유속 측정법, <사진 1>의 (c))를 이용한 풍속 벡터 측정 실험과 비교하고 정밀도를 검증해 실용에 쓸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이로써 풍속 측정과 차연 성능 결과를 연결해본바, 본 가설이 옳다는 걸 판명해냈다. 특히 차연엔 상부 면의 풍속 확보가 중요하며, 낮은 차연 성능 결과가 나온 급기 조건에선 상부 면 풍속이 모두 작다는 결과가 이를 뒷받침했다. 그런 만큼, 실험을 통해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2방향 차연 모델^***을 구축하고, 급기 동압이 있을 경우 대응 가능한 설계 · 운용 방법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