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학술연구
경제성장과 도시의 인구집중, 건축기술의 발달로 인해 고층건축물을 비롯한 대규모 복합용도 건축물이 전 세계적으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완공된 123층 롯데월드타워를 비롯하여 개발예정인 현대자동차 글로벌 비즈니스센터(105층 규모) 등 세련된 건축미학과 첨단기술이 적용된 고층건축물이 도시의 랜드마크로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그러나 고층건축물은 잠재적인 위험요인이 일반건축물에 비해 많아 높은 수준의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특히 최근의 영국 그렌펠타워 및 두바이 토치타워 화재로 인해 고층건축물의 화재 시 잠재된 위험성에 대해 사회적 관심과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 그림 1. 최근 고층빌딩 화재
고층건축물은 그 특성상 화재 시 수직피난 경로로 활용 가능한 수단은 피난계단이 유일하다. 피난계단을 활용해 거주자가 전층피난 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피난계단의 수가 부족한 건축물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일본 동경도의 경우는 고층건축물에 거주하는 재해약자의 일시적 피난공간 설치 및 비상용 엘리베이터를 「피난유도 엘리베이터」로 적용하여 보다 신속한 수직피난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본 코너에서는 고층건축물의 화재지 안전하고 신속한 피난을 위한 「일본의 고층건축물 화재시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피난운용 가이드라인」중 피난유도계획과 피난용 엘리베이터의 운용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
전층피난개시
엘리베이터 이용을 가정한 피난계획
피난블럭별 순차피난
보행가능자는 계단(특별피난계단) 또는 피난용 엘리베이터를 사용한다.
출화층을 포함한 출화블럭은 피난용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는 출화블럭 비상용 엘리베이터의 로비 개구부를 통한 연기확산, 소화용수 등의 영향으로 오작동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피난에 사용하는 엘리베이터(피난용, 비상용)는 전임(專任) 운행원이 운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화재확산 등 상황변화에 따라 피난용 엘리베이터가 정지한 경우는 신속하게 계단피난으로 전환한다.
▲ 그림 2. 일본 고층건축물 피난순서
보행곤란자는 비상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피난한다.
비상용 엘리베이터가 1대만 설치된 경우는 비상용 엘리베이터가 소화활동 전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피난용 엘리베이터 사용을 검토한다.
[표 1] 전층피난시 수직피난계단 활용
구 분 | 특별피난계단 | 비상용EV | 피난용EV | |
---|---|---|---|---|
출화블럭 | 보행가능자 | ○ | ✕ | ✕ |
보행곤란자 | △ | ○ | ✕ | |
비출화블럭 | 보행가능자 | ○ | ✕ | ○ |
보행곤란자 | △ | ○ | ○ |
수직피난수단별로 피난유도원의 배치가 전제되어야 한다.
피난용 엘리베이터 및 비상용 엘리베이터는 각각의 엘리베이터에 운행원을 배치하여야 한다.
[표 2] 전층피난시 수직피난계단 활용
자위소방대(피난유도체제) | 특별피난계단 | 비상용EV | 피난용EV | ||
---|---|---|---|---|---|
구분 | 소속 | 배치장소 | |||
지구대 | 각층거주자 | 출화블럭 | 피난유도원 | 피난유도원(2명) | - |
비출화블럭 | 피난유도원 | 피난유도원(2명) | 피난유도원 | ||
본부대 | 방재센터요원 | EV내부 | - | EV운행원 | EV운행원 |
피난층 | 출구유도원 | 출구유도원 | 출구유도원 | ||
방재센터 | 방송지지담당(자위소방대장 지시 방송) EV조작담당자(비상용/피난용 겸임) |
화재관제에 따라 우선, 모든 엘리베이터는 피난 층으로 유도한 후 피난에 사용가능여부를 확인·운행한다.
피난용 엘리베이터는 사전에 지정된 승강용 엘리베이터를 사용한다.(피난 승강용 엘리베이터의 구조요건, 기능 등을 충족한 엘리베이터)
피난용 엘리베이터는 사전에 선임된 엘리베이터 운행원(자위소방대원)이 탑승·운행한다. 피난자 몰림을 방지하기 위해 각층의 피난유도원과 협력하여 질서 있고 효율적 탑승을 유도한다.
비상용 엘리베이터는 보행곤란자의 피난시 이용가능 표시를 한다.
승강용 엘리베이터를 피난용 엘리베이터로 사용하는 경우는 방재센터에서 운행모드를 전환하여 운행한다.
피난용 엘리베이터로 운행모드를 전환하면 「피난용승강로비 조작판」이 조작 가능해지고 「피난운전」표시가 점등된다.
피난용 엘리베이터 운행원(자위소방대원)이 탑승하여 운행층 등록을 통해 운행을 개시한다.
출화층을 포함한 출화블럭은 피난용 엘리베이터가 운행하지 않는다.
피난용 엘리베이터 운행 대수는 비상용전원 용량에 따라 제한된다.
피난순서는 출화블럭을 제외한 피난블럭의 상층부터 순차적으로 피난유도를 원칙으로 한다.
▲ 그림 3. 피난용 엘리베이터 운행개시 순서
비상용 엘리베이터를 활용한 보행곤란자 피난은 비상용 엘리베이터를 1차 소방운전으로 전환 후 운행한다.
각층의 보행곤란자는 각층 피난유도원에 지시에 따라 일시적 피난구역에서 대기 후 방재센터에 대기상황을 보고한다.
자위소방대장은 비상용 엘리베이터별로 운행원을 지정, 보행곤란자 구출을 지시한다.
각층 피난유도원은 일시적 피난구역에 대기 중인 보행곤란자를 비상용 엘리베이터에 탑승시킨다.
비상용 엘리베이터가 피난층에 도착하면 탑승한 보행곤란자를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자위소방대장에게 보고 후 지시에 따른다.
고층건축물은 그 특성상 화재 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거주자 전부를 안전한 피난층까지 유도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의 피난용 엘리베이터를 활용한 피난유도 방법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였다. 향후 엘리베이터를 활용한 피난계획 수립 시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에 주의하여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피난에 활용할 경우 엘리베이터의 운송 능력을 고려한 피난유도계획을 사전에 수립하여야하며 전층피난에 소요되는 시간이 최소화 되도록 엘리베이터 및 계단피난의 최적 비율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엘리베이터 피난은 엘리베이터 제어시스템, 각층 피난유도원, 엘리베이터 운행원 등 시스템과 인적활동의 연계가 없으면 안전하고 효율적인 피난유도에 한계가 발생한다. 이에, 자위소방대를 주축으로 한 피난유도훈련을 충분히 실시하여야 한다.
화재가 발생하면 방재센터에 각종 정보요청(확인) 문의가 증가하여 피난용 엘리베이터 통제 등 방재센터 기능저하가 우려된다. 피난용 엘리베이터를 총괄하는 방재센터의 기능 확보를 위한 비상시 정보관리 체계를 사전에 수립할 필요가 있다.
글. 김용철 | 한국소방안전협회 정책연구소 연구원, 공학박사․일본방재사